한용덕 사퇴, 류지혁-홍건희 교환... 놀랍다 프로야구
7일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는 경기 결과보다 굵직한 사건 두 건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한화 이글스는 “한용덕 감독이 경기 후 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구단 측에 밝혀왔다”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 전신 빙그레서부터 한화까지 이글스에서만 17시즌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2005년 투수코치, 2012년 감독대행을 맡았고 두산 베어스 코치를 거쳐 2018년 한화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 해에는 젊은 투수들이 적극적 기용, 제라드 호잉의 맹타에 힘입어 한화를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9위에 머무르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시즌 도중 베테랑 야수 송광민이 더그아웃에서 한용덕 감독의 지시에 불만을 잔뜩 품은 듯한 장면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이어 올해 일찌감치 꼴찌로 처지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 6일 경기를 앞두고 장종훈 코치를 비롯한 한용덕 감독의 보좌진 5명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의아함을 자아냈다. 코치 없이 경기를 치르는 건 프로스포츠에선 이례적인 촌극이었다. 겉모양은 사퇴이지만 경질이나 다름없다는 야구팬들의 비난이 빗발치는 까닭이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마지막에도 무기력하게 졌다. 안방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2-8로 져 14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는 2012년 10월 3일 KIA(기아) 타이거즈전부터 2013년 4월 14일 LG 트윈스전까지 기록한 구단 역대 최다 연패와 타이다.
KIA 류지혁(오른쪽).
KIA와 두산 베어스 간 트레이드도 핫이슈가 됐다. KIA는 계투 홍건희를 두산으로 보내고, 두산은 내야수 류지혁을 바꾸는 1-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홍건희는 전남 화순고를 졸업하고 2011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KIA에 입단한 우완투수다. 올 시즌 불펜 난조로 고생하고 있는 두산에서 요긴하게 쓰일 전망이다. 두산 측은 “선발과 불펜으로 많은 경험을 쌓은 홍건희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류지혁은 우투좌타 유틸리티 자원이다. 충암고 출신, 2012 4라운드 36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을 받칠 유능한 자원이 없는 KIA로선 류지혁이 매력적이었다. KIA 관계자는 “공수주를 두루 갖춘 류지혁이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 폭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는 홍건희가 많고, 연봉은 류지혁이 높다. 홍건희는 1992년생, 류지혁은 빠른 1994년생이다. 2020 연봉은 류지혁이 1억500만 원, 홍건희가 5300만 원이다. 이번 트레이드는 고향팀을 떠나 새 출발하는 둘에게 절호의 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 홍건희.